지중해 제일의 강국이 된 그리스는 미술 분야에서도 황금기를 맞이 한다. 수많은 신전을 세우고 신전의 부속물인 신상을 제작하면서 그리스 조각의 양식을 만들어냈다. 신전의 기둥 양식은 수수하고 간소한 모양의 도리아식에서 주두(기둥머리)가 소용돌이 모양인 부드러운 이오니아식으 로 변화하며, 로마 시대에 이르러 아칸더스 잎으로 장식된 화려한 코린트 식으로 정착되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도리아식의 파르테논Parthenon 신전은 그리스 미술 의 총체적 집합체로 볼 수 있으며, 건축물의 양식과 구조에서 다양한 미적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아테네 아크로폴리스에 세워진 파르테논 신전 은 백대리석의 우아함과 웅장함이 조화되어 신전의 아름다움과 화려함을 더해준다. 파르테논 신전은 고전 전기 3대가 중 한 사람이었던 피디아스가 총감 독하고, 익티누스Iktinus가 설계하고, 건축가 칼리크라테스Kallikrates가 시공했다. 이 신전은 아테네가 페르시아 전쟁에서 승리한 후 아름다운 도시 건설 계획의 일환으로 세운 것으로 약 10 년에 걸쳐 완성되었다. 아테네의 수호 여신 아테나의 신전으로서 시(市)의 수호라는 역할과 의의를 가진다.
파르테논 신전은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개조와 붕괴가 거듭되는 가운데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신전에 부속된 상당량의 조각품과 구조물은 대개 그 흔적만을 알 수 있을 정도로 크게 파손되고 소실되어 정체를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신전 자체에서 느껴지는 당당한 위용과 우아함은 고전적인 이상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간결하면서도 짜임새 있는 신전 의 동 . 서는 8 개, 남 . 북은 17 개의 도리아식 기둥로 에워싸여 있어 균형 과 비례의 공존을 보여준다. 파르테논 신전의 페디먼트Pediment, 메토프Metope, 프리즈Frieze 부분을 주도적으로 조각한 피디아스는 우수한 신상을 많이 제작하여 신상의 조각가라고 일컬어진다. 대부분의 신상 조각에 나타나는 특징은 신을 표현하는데 있어 인간의 감정을 초월한 고귀한 정신성을 중요시한다는 점인데, 이러한 의식이 숭고주의 양식의 잉태를 도왔다. 신전의 옹장한 규모와 조각들이 어우러져 그리스 아테네 미술의 숭고미를 확연히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신전 동 · 서쪽의 길고 낮은 삼각형으로 된 페디먼트에는 대리석 조각 <세 여신>, <아테나의 탄생>, <아테나와 포세이돈의 싸움>, <그리스와 아마존의 싸움>, <켄타우로스와 라피타이Lapaithai 의 싸움> 등 전쟁 및 싸움 에 관한 신의 모습이 서술적으로 조각되어 있다. 신화와 관계된 신의 모습은 인간의 형상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이상적 완성미를 추구하고 있다. 신전 본당의 동쪽 프리즈 부조 <판아테나이아의 행렬Panathenaia>은 높 이가 105cm이고, 길이가 170m나 되는 연속적인 띠 모양이다. 아테나를 찬양하는 행렬로서 고부조와 저부조로 368명의 인물과 236마리의 말이 조각되어 있으며 6명의 아테네 귀족의 아가씨가 신에게 키톤Kiton 을 바치러 가는 제례 의식을 표현했다.
이 프리즈 부조는 단순한 장면에서 벗어나 스펙타클한 장면이 연이어 제작되었다. 상당히 세련된 동작과 양식화된 옷 주름 그리고 활기차고 생동감 넘치는 기마 군상이 조각되었는데, 이 점은 피디아스의 천재성을 유감없이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 신전에 포함된 수많은 조각품 중 피디 아스의 손으로 완성한 작품이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 없으나 신전 동쪽 페디먼트 조각에 있는 머리도. 팔도 없는 < 세 여신 > 조각은 그리스 신화 의 레토, 디오네. 아프로디테를 나타낸 것으로 피디아스가 직접 조각한 것이 분명하다고 전해진다. 아쉬운 점은 파르테논 중앙에 피디아스가 제작한 황금과 상아로 된 약 12m 크기의 < 아테나 파르테노스>가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는 그 흔적을 상상할 수 있는 좌대만이 남아 있다. 우리는 프리즈 조각이나 페디먼트의 여인 조각에서 피디아스의 양식, 즉 달라붙은 옷을 입은 우아한 신체와 흘러내리는 듯한 옷 주름의 표현을 뚜렷이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우아한 인체의 표현은 그리스 조각의 가장 일반적이고 특징적인 양식으로서 후세에 연결되고 전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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